밥 벌어 먹고 사는 동네가 좀 구린 동네다. 
밥 벌어 먹고 살려니까 다니지
다른 일로는 그다지 올 일이 없는 동네다.

회사에서 종이 신문을 구독하는데, (어떤 신문인지는 쪽팔려서 말 못하겠다. 아. 이, 정말. 노인네들....)  
어라, 신문이 묵직하다.  종이 신문이 이렇게 두꺼웠나 싶어서 살펴봤는데.... 한 뭉텅이의 광고지가 끼여있다.
시기는 바야흐로, 학기 초!
구린 동네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광고 전단지가
그 자태를 드러낸다.


저것들이 모두 2월 말 어느날, 하루 신문에 끼여 있던 광고전단지였고,
한개도 빠짐없이 학원 광고이다.
배달된 신문이 신문인지 광고지 포장지인지 구분이 애매할 만큼. 광고지의 수는 엄청났고, 또 한품목으로 획일적이었다.

2008년 사교육시장이 또 늘어났음을 알리는 뉴스
http://www.ytn.co.kr/_ln/0102_200902271728444676


최근 한 연예인이 학원광고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한다. 그의 해명의 요지도 대략 읽었다.
평소 자기의 비판 지점은 공교육이었지 사교육에 대해선 별다른 말을 안했다는 것이다.
모든걸 세트로다가 사고할 필요는 없는거 아니냐 뭐 이런식이었던거 같다.
공교육을 비판하다 보면 난 절로 사교육 시장으로 눈이 가던데. 광고하러 말고 욕하러...
뭐. 사실 그가 광고를 했거나 말거나 난 큰 관심은 없다.

한국사회에서 공교육이 위기에 처했다는 말의 의미는 두 가지이다.  
(왜 위기일까? 어째서 위기일까? 어떤 측면에서 위기일까? 라는 구체적인 고민을 스스로 꼭 해보자. 위기다 위기다 떠든다고 어~ 진짜 위기인가보다 하지말고.)
아니 정확하게 두 개의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진 집단이 다른 의미에서 위기를 이야기 한다.
한쪽은 '평준화 되어서 경쟁력이 떨어진다. 공교육도 더 치열하게 경쟁하게 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전국의 모든 아이들을 일등부터 꼴찌까지 줄세우는 시험을 봐야 한다고 하고, 특목고와 자사고를 왕창 지어야 한다고 말하고, 이제는 국제중까지 만들었다.
다른 한쪽은 '경쟁과 줄세우기 때문에 제대로된 교육을 할 수 없다. 공교육의 공공성과 평등성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말하며, (약간 빠르다 싶은 곳은 )서열화된 입시위주의 공교육을 반대하며 대학의 평준화를 이야기 한다.

표면적으로는, 평준화에 대한 다른 해석에서 오는 견해차이로 보인다.
평준화를 부정적으로 이해하는 사람들은 평준화가 학습능력의 저하를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터 평준화가 하향 평준화와 같은 의미가 되어 버린걸까?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지 좀 궁금하다. 평등, 평준, '평'자만 들어도 알러지가 우둘투둘 생겨나나?
100% 평준화 되어 있는 우리 초등학생의 학력수준은 세계에서 알아준다고 한다. 하지만 철저하게 서열화 되어 경쟁한 후 입학한 대학생의 학력수준은... 말하기 부끄럽다. 대체 몇년 사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단언 하건데, 난 그 사이에 저 전단지 속 학원들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초 중 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아이들은 사교육 시장안을 유영하면서 획일적인 입시 기계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슬픈 것은,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는 것이 공교육이라는 것이다. 사교육 시장을 팽창 시키고 있는 것은 공교육의 시스템이다.  국제중이 있다는데 그 학교에 보내려고 아이들 달달 볶지 않을 부모 없을 것이며, 특목고 외국어고 자사고 있다는데 군침 안흘릴 사람 없을 것이고, 대학이 일등부터 꼴등까지 쭉~ 줄서 있는데 일등 대학에 눈 안돌아가는 사람 없을거라는 말이다.
더 근본적인 원인에는 학벌위주의 사회가 있고 돈벌이에만 혈안이 된 어른들의 욕심이 있다. 

공교육 혁신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 되어야 한다. 사교육비 줄이기도 이런 문제의식에서 시작 되어야 한다.
같은 현상을 보고 전혀 다른 해석과 다른 해법을 이끌어 내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은 정말 경이롭기 까지 하다. 
아.. 갑자기 허기가 막 밀려온다.


이 동네는, 대치동이다. 
다른 동네들이 여길 못따라가 안달이라지? 사회의 앞날이 참으로 깜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