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만 사랑해 - 김수박

鑑賞 2009.07.10 02:36 posted by 차완무시
오늘까지만 사랑해
카테고리 만화
지은이 김수박 (바다출판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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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의 세밀한 감수성에 감탄을 하며,
부러움에 사로잡혀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낼 때가 너무 많다.
어쩜. 그들은... 어쩜, 어쩜!

만약 오늘까지만 사랑해 속에 묘사된 사랑과 이별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이가 있다면
난, 그와 더이상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그런 빈약한 경험치를 가진 인간과 어떻게 속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단 말인가!

월차를 썼다.
갑자기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어리둥절 했다.
치과를 가네, 청소를 하네 했지만, 남아있는 몇시간이 부담스러웠다. 뭘하지?
만만한 서점을 향한다. 그리고 김수박의 <오늘까지만 사랑해>를 샀다.
늦겠다고 연락이 온 친구를 기다리며 안국동 찻집에서 절반을 읽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나머지를 다 읽었다.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너무 많은 기억들이 동시에 밀려왔다.
몇년전에는 무척 가슴 아팠던 기억이었는데, 지금 다시 떠올리니 잔잔하다. 
지나간 사랑과 사람에 대해 이렇게 따듯하게 기억했던 적이 또 있었을까?

사랑은
그것이 어떤 형태이던, 그 해당자들에게는 특별하다.
당시의 나에게도 그들은 모두 특별했다.
말도 안되는, 남들이 들으면 비웃는 그런 이유들을 붙여가며 나는 그에게 열중했다.
그 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것이기에 나는 순간에 충실했다.
그리고, 지금,
그 순간들을 후회하지 않는다.

물론 결과는 헤어짐이었다.
인과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
여하튼 우리는 헤어졌다.

헤어짐이라는 게 웃긴게,
어떤 때는 순식간에 관계의 온도를 펄펄 끓는 백도씨에서 영하로 바꾸기도 하지만,
때론 남은 열기가 수년을 가기도 하고,
꺼졌다 싶은 불씨가 다시 활활 타오르기도 한다.
헤어짐이 끝이라는 공식은 '시공을 초월한 명명백백한 것' 은 아닌 것 같다.
아쉬운 건지 다행인 건지 나의 경우엔 그 공식이 통하고 있긴 하지만.

새삼 헤어진 그들의 안부가 궁금해졌다.
별로 그런 적이 없는 나인데,
당시는 무척 열광적이었던, 그 대상들이, 잠깐 그리워졌다.
이렇게 사람을 무장해제 시키다니! 이 몹쓸 만화!

헤어진 후 남는 감정의 찌꺼기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을 
난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구질구질하다고 생각해서다.
그런데 오늘까지만 사랑해를 읽고, 그런 내가 좀, 짜증이 났다.
체질적으로 쿨함과는 거리가 먼 내가,
헤어진 후 그에게 한 번도 연락하지 않은 건,
절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나름의 금기,
구질구질하게 보이기 싫다는 어절씨구리한 자존심을 내세우며
정말 큰 '무리'를 한 거다.
그래, 솔직히 힘들었다.
그리고, 그들이 술에 취해 전화하면, 표면적으로는 짜증을 내는 척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안심했다. 그와 내가 맺었던 관계가 그렇게 단순한 것은 아니었어라며 스스로를 위로한 거다.

하지만, 헤어졌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솔직하게 헤어진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바람이 나에겐 없었다. 당시 헤어짐은 나에게 최선의 선택지였고, 지금 생각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만화속에도 나오지만
헤어짐은, 또다른 사랑의 시작이 된다.
그리고 전에 맺었던 관계가 다 정리 되지 않았는데 복수의 애정전선이 그어지기도 한다.
복잡 미묘한 사랑 같으니.


나는 내 지금의 사랑이 소중하다.
그 말은 그의 과거 사랑도 소중하게 생각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에게 내 옛사랑도 관대하게 이해받고 싶다는 거다.
그가 그럴지는 미지수지만, 설사 그가 그렇지 않다해도,
나는 그의 옛사랑을 이해하겠다. (나는 부처님인가?)
과거 그녀가 없었다면, 그는 지금 나와 이런 사랑을 나눌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오래간만에, 지나간 사랑들을 떠올려보니,
마음이 푸근하다.
사람은 그렇게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살아가는 거다.
나 말고도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왠지 으쓱해지는 밤이다.


(만화) 우리, 선화

鑑賞 2009.04.08 22:52 posted by 차완무시

순식간에 읽었다.
눈물 한방울 뚜욱.
다시 또
순식간에 읽었다.
이것 참 이상하다. 다 읽었는데 다시 또 책에 손이 간다.
두 번째 읽는데도 새로 읽는 것 같다.

빠른 전개도,
팽팽한 긴장감도.
그렇다고 배가 끊어질 듯 한 웃음도 없는데,
묘하게 당긴다.

격하게 자신의 내면에만 집중한 채,
주변과 사람은 보지도 않고 자기감옥에 꽁꽁 갇혀 있는 자폐적 느낌의 만화와는 다르다.
드러내고 강조하지는 않지만 <우리, 선화>에서는
가족과 그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그들의 직업과 살아가는 모습을 담담하게 담았다.
'나, 선화' 가 아니라 '우리, 선화' 의 이야기다.

선화의 삶은,
그릇이 깨지지 않게 조심하며 천천히 하는 설거지 같기도 하고,
피곤에 지쳐 자는 사랑하는 이의 잠 5분을 지켜주고자 조심조심 몸을 움직이는 파트너 같기도 하고, 그렇다.
하지만
그녀는 소박하고 조용하지만 큰 어긋남 없이, 자기가 꿈꾸는 행복을 향해 가고 있다.
주인공을 보고 있자니 작가의 모습이 살살 그려진다. ^^







잡스러운생각

雜想 2008.12.16 22:49 posted by 차완무시
다이어트를하고 싶은데. 망할. 먹을게 너무 좋아서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세상엔 왜이리 맛난 음식들이 많은걸까? 그렇다면 운동이라도 해서 잉여의 살들을 퇴출시켜야 하는데 계절은 바야흐로 겨울. 춥다. 야외활동을 할수가 없다.

만화방에 한 이박삼일정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이런저런그런 만화들을 볼 수 있을 텐데. 만화방의 푹 꺼지는 쇼파에 누운 듯 앉아 하루밤 지새우면. 아 허리가 끊어지겠구나. 허리가 끊어질까 무서워서 만화방에 이박삼일 못가고 있는거였구나 나는.

약속이 깨지자. 당황했다. 뭘 할 지 몰라 5분간 그냥 자리에 서 있었다. 머리속이 뒤죽박죽이되서 정리하는데 시간이 필요했다. 퇴근시간의 환승역은 끔찍하다. 사람들에 치이다가 화가나서 혼자 터벅터벅 5호선을 탔다. 여의도역에는 생각보다 많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처음보는데 친한 척을 하는 사람이 있다. 어색했다. 선의를 가지고 모였더라도 오래 마주하기 싫은 타입의 사람이 있는 법이다. 난 참 나쁜 아이다.

검정치마와 Ra.D 이런! 완전 월척이다! 올 해 안에 10번은 더 들을 꺼 같다. 

 




서양골동양과자점은 요시나가 후미 베스트셀러 만화 입니다.
1999년 신쇼칸 출판사의 월간 윙스에 연재되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문화사에서 출간을 했습니다.
미묘한 감정의 차이와 변화을 잡아내어 묘사하는 탁월한 능력, 
독특한 사연을 가진 인물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주인공이던 조연이던간에),
디테일이 살아있으며 읽는 이로 하여금 적극적 공감하게 하는 설정,
사건을 엮고 풀어가는 방식의 세련됨 등등으로 인해,
요시나가 후미는 차완무시의 완소 작가 이지요. 별점을 준다면  10점 만점에 9.8점! 이 작품만 한 10번 정도는 봤을 껍니다.

마음을 사로잡는 이 따뜻한 만화를 사람들이 그냥 둘리 없지요. 연재완료가 된 후 서양골동양과자점은 만화(Comic)원작을 기초로해서 드라마(Drama) 영화 (Movie) 애니메이션 (Animation)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만화원작을 이용한 원소스 멀티유즈의 그랜드슬럼 (2008.11.26 블로그에 포스팅하던 차완무시가 컵스프 먹다가 문득 떠올라 써먹기로한 신조어이다.)을 달성한 것이지요.



드라마 (일본)
 















안티크 서양골동양과자점
방송년도 : 2001
연출 : 모토히로 카츠유키
방송국 : 후지TV
방송기간 : 2001.10.08 - 2001.12.17
방송편수 : 11부작
차완무시 별점(10개만점) : ★★★★★★★

가장 먼저 제작된 것은 드라마 입니다. 일본 후지 TV에서 방영되었지요. 전반적으로 그럭저럭 욕하지 않고 봤던 드라마였습니다. 주인공 중 하나인 앤티크 사장 타치바나를 조금더 잘 생긴 꽃미남으로 캐스팅 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들기도 했지만 그의 연기는 출중했기에 큰 불만은 없습니다. 특히, 세계챔피언 출신 케익광 견습생 칸다 역은 무척 잘 어울렸지요. 하지만......마성의 게이이자 천재 파티쉐 오노 캐릭터에서 급 좌절 했지요. 드라마의 오노는 '마성의 게이' 필이 풍부하게 살아있지 않답니다. 일본도 역시 방송매체를 통해 동성애를 다루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가 봅니다.


애니메이션 (일본)

오프닝은 완전완전 간지 철철이었죠

안티크 서양골동양과자점
방송년도 : 2008
연출 : 오쿠무라 요시아키
방송국 : 후지TV
방송기간 : 2008.07.03 - 2008.09.18
방송편수 : 12부작
차완무시 별점(10개만점) : ★★★★★

애니메이션은 드라마 제작 후 7년의 세월이 지난 후 방영됩니다. 완결을 기다리던 저도 최근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몰아서 보았어요. 화려한 오프닝이 제 기대치를 한껏 올려 놨습죠. 그런데 아으~
스토리는 원작의 내용을 충실하게 따라갑니다. 흐름도 매끄럽죠. 그러나.. 아아아! 작화가 아우, 왕짜증입니다. 일단 톤이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그런 흐리멍텅한 채색이라니! 거기다가 인물 얼굴이 종종 뭉개지는 겁니다. 개그컷을 뭐라하는게 아닙니다. 꽃미남으로 묘사되어야 하는 장면에서조차 4인의 얼굴은 어딘가 빈듯하고 이상하게 보입니다. 얼굴만 큰 대두로 등장하는 경우도 종종있었습니다. ( 순정만화의 기본을 모르는 겁니까? 9등신, 10등신을 넘어 12등신 수준으로 작은 얼굴이 등장인물 인체비례의 기본이란 말입니다!)



영화 (한국)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개봉년도 : 2008
감독 : 민규동
차완무시 별점(10개만점) : ★★★★★★★★

그리고 어제, 한국에서 영화화된 서양골동양과자점을 보았습니다. 민규동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담당 했더군요. 욕심을 많이 부린것 같았습니다. ㅋㅋ 하지만 볼만했습니다. 귀여웠어요, 무척!
일단, 비쥬얼은 애니메이션보다 드라마 보다 월등합니다. 가장 원작과 가까운 외모와 분위기의 배우들을 캐스팅 한 것 같습니다. 꽃미남이 득시글 득시글... 흐흐흐 특히, 타치바나 역을 맡은 주지훈의 외모와 분위기는 완전.. 아아 무척 가슴 뛰게 합니다. 배경이 되는 양과자점 앤티크의 비쥬얼도 볼만 했습니다. 특히, 테이크아웃용 창문은 오오.. 로망을 충족시켜주기 충분하게 이뻣습니다. 군데 군데 등장해주는 뮤지컬식 장면처리나, 만화 같은 화면 분할, 민감독 전작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까메오로 등장하는 아기자기한 장치들도 보는 재미가 쏠쏠하게 해 주었습니다.
할수 있는한 최대치를 표현한 듯한 '마성의 게이' 묘사도 재미있었고, 극 초반부 의미있는 대사들을 원작의 것과 거의 동일하게 설정한 것도, 극의 몰입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적절한 유머와 넘치지 않는 대사들! 그러고 보니 느낌이 민규동 감독의 <내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도 비슷한 것 같네요. 



아참참!
서양골동양과자점의 매력은, 화려하게 펼쳐지는 케익의 향연과 스타일리쉬하기 그지없었던 등장인물의 포즈에도 존재하지만 무엇보다,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하고 보듬어 주는 4명의 주인공과 앤티크 손님들의 '이야기'에 있습니다. 쌀쌀한 겨울날 보면 더욱 가슴 따뜻해 지는 이야기. 앤티크의 매력에 빠져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