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말 오래간만에 라디오를 들으며 일을 했습니다.
(컬투와 이소라로 이어지는 채널을 넘나드는 라디오의 즐거움에 푹 빠져있었드랬죠.)
그런데 아마 어제 신촌 일대의 대학들이 한꺼번에 졸업식을 한 모양입니다.
한시간에 한번씩 나오는 57분 교통정보에서 서대문 일대 교통이 마비라는 내용이 반복되더군요.

이어 오늘 아침 대학 졸업 풍경을 전하는 짧은 기사들을 읽었습니다.
다들, 졸업이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 요즘을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언론뿐만 아닙니다. 저도 정말 걱정스럽습니다.
숫자가 삶의 모든 것을 나타낼 수는 없겠지만, 들으면 쿵 하고 충격을 주는 몇가지 지표가 있긴 합니다.
요즘 신문을 장식하는 실업률, 취업률 등 고용관련 수치가 대표적이지요.
바야흐로(?) 실업자 400만 시대입니다. 국민의 열중 하나가 실업자라는 말이지요.

졸업장을 들고 사회로 나온 대학생들의 미래도 그다지 밝지 않아 보입니다.
개인 스스로의 힘 만으로 제대로된 일자리에서 안정적인 노동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슬슬 경험하고 있겠지요. 사회가 자신을 받쳐주고 있다는 신뢰가 전혀 없으니까요. 이러다가 언젠가 불만이 폭발할 때가 올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수치만 보면, 이 정권은 하루하루 불안해서 밥을 넘기지 못할 정도여야 합니다. 똥줄이 바짝 바짝 타야 합니다. 밤에 잠을 잘 수가 없어야 합니다. 그런데, 내놓은 일자리 관련 정책을 보면 이런 고심의 결과물이라 하기엔 부끄럽습니다. 잡쉐어링이라.. 영어로 명명하기만 하면 쓰레기 같은 정책이 명품 된답니까? 정규직 임금 낮춰 임시직 (또는 인턴) 고용한다라... 이게 뭡니까 이게.
위기나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노동자의 고통을 강요합니다. 말로는 고통을 분담한다고 하면서 대체 정부나 기업은 어떤 고통을 나누고 있는건지, 무엇을 책임지고 있는 것인지,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땜빵도 물이 줄줄 새는 엉터리 땜빵,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에 대한 깊은 성찰 없이 자기 안중에 있는 사람(돈있는 사람과 기업)만 챙기는 ,
MB의 6개월 짜리 단기 인턴 일자리 정책이
졸업해서 사회로 진입한 젊은 청년들의 삶에
과연 어떤 의미가 될지
근본적으로 회의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대 스스로를 존중할 수 없게 되다.

雜想 2009.01.20 12:16 posted by 차완무시

최근 몇몇의 일간지와 주간지에서 20대 청년 실업에 대한 기사를 실었습니다.
읽고 있는 것 조차 괴로웠습니다.


너무너무 착하다.
적극적으로 일하기를 희망하는 사람이건,
전쟁터에 뛰어드는 시점을 남시 늦춰 대학원에 진학을 하겠다고 맘 먹은 사람이건,
한국에서 살아가는 20대는 그들 자신의 '구직 힘듬' 또는 '불안정 일자리로의 진입'을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로 여기지는 않는것 같았습니다. 화를 내고 불만을 토로하고 주먹을 불끈 쥐어도 될 것 같은데, 그들은 그들의 발걸음을 고시원으로, 토익학원으로 도서관으로 향했습니다. 당장 먹고 살기 위해서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절박한 심정의 반영이겠지만... 아 혹시, '그래도 나는 잘될꺼야' 라는 대책 없는 긍정 마인드와 '자수성가'에 대한 희망을 마음 속 깊은 곳에 품고 있는 걸까요? 


'스펙 쌓기'가 답일까?
20대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 소위 자기의 '스펙'을 높이는 방법을 최선의 대책으로 여기고 있는 듯 합니다.
대학 졸업장, 자격증, 어학, 봉사활동 자신을 포장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서 화려하게 꾸미려 합니다. 누구나 다 있는 자격증 어학은 이젠 전혀 나를 돋보이게 만들어 주지 않는데 말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직장에서 그것을 원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있겠지만, 현재의 나를 '미성숙한 존재'로 여기고 끊임없이 부정해야 하는 상황이 근본적인 원인일 것입니다. 실업과 불완전 고용에 대해 오로지 자기 스스로에게 책임을 돌리는 못난 행태, 바라보고 있기가 무척 힘이 듭니다. (내가 당신에게 당장의 해결책을 줄 수 없어 더 절망스럽습니다. )


지속적인 노동은 인격을 형성한다.

일이란 단순히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사람을 일(노동)을 통해 나의 개성을 드러내고, 능력을 발휘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등 나를 형성해 갑니다. 지속 가능한 노동을 하고 있다면 그는 미래 자신의 삶에 대한 예측이 가능하게 되겠지요. 안정적인 인생을 설계할 수도 있고요. 삶에 대한 긍정과 자기 자신에 대한 존중과 사랑이 유지됩니다. 역으로 미취업의 상태, 실업의 상태, 취업을 했더라도 불완전한 고용상태에 처한 경우(비정규직)에는 이렇게 되기 힘들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지독한 불안에 휩싸여 자신을 비하하고 책망합니다. 현재의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수용할 수는 없으니 자기 부정이 되고, 현재의 자신에서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시작됩니다.
이것에 기름을 붓는 건, 대책 없는 긍정의 마인드 권장과 (낙타가 바늘구멍 지나가는 것 만큼 어려운) 자수성가 사례들 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그리고 그 해결까지 개인에게 돌리는 교묘한 술책이지요. 
지금 한국의 20대에겐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노동이 필요합니다.


절망하는 세계의 20대, 폭발하는가?



이 정권, 헛다리 지대로다!
경제 대통령이라 떠벌려 당선 되었으면서,
일자리 대책 마져 삽질을 하고 있는 정권을 보면, 참으로 절망스럽습니다.
주머니를 탈탈 떨어 술 한잔 사 마시며, 술 그만 먹어야해 라고 자기를 책망하고,
졸업을 미룰수 있는데 까지 미루려 용을 쓰고,
집에서 밥 한술을 뜨는데도 가족의 눈치를 보고,
고시원 틀어박혀 허여멀건해진 얼굴과 쾡해진 눈을 가진 20대의 모습이 정말 안보이나 봅니다.
눈이 있으니 그 광경이 보이긴 하겠지만, 그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몇 개월짜리 인턴이나, 단기채용 일자리 몇 개를 더 준다고 해서, 실업과 취업의 문제가 해결 된다고 믿고 있는 걸 보면 말입니다.


핵심!
앞으로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런저런 방안들이 나올 겁니다.
그 방안이 제대로된 것인가를 평가하는 핵심 기준은 바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노동'을 보장하는 일자리인가? 입니다.
20대들이 노동을 통해 관계를 형성하고, 인격적으로 성숙해 지고,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세워 갈 수 있도록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노동 보장되어야 합니다.  

단언하건데
그렇지 않는다면, 이 나라에 미래는 없을 겁니다.
그보다 앞서, 이 정권의 미래가 없어질 겁니다. 


  1. Commented by 땀c at 2009.01.20 12:46 신고

    일자리 갯수 말고, "어떤" 일자리인가를... 경제활동인구 숫자로 장난치는 "실업률" 말고, 우리의 "노동 자존감 지수"를~! 우리가 똑똑히 지켜보고 따져봐야죠!